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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린듯 선택한 책. 일단 제목도 재밌고 일러스트도 재밌다. 유쾌상쾌통쾌.

저자는 86년생 범띠로 4년차 며느리이다. 3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아가라고 부르는 시어머님. 어느 순간 부터 악아(나쁜아이)라고 들리는게 아닌가? 시월드에 며느리로 살면서 공격력과 방어력이 날로 상승하고 이제 말한다.
'사랑받는 며느리를 꿈꾸지말고!
나자신을 찾자!'

예전에 며느리들은 참는 것을 강요받았다.
'나만 참으면 모두가 행복하다' 라는 생각으로 참고 참았다. 하지만 실상은
'나만 참으면 나를 뺀 모두가 행복하다' 였다.

저자의 친정엄마는 전형적인 착한 며느리였다. 다 희생하고 참았다. 그러나 30년동안 한 결과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뿐. 그걸 보면서 저자도 착한며느리가 아니라 나답게 살기로 했다.

딸 같은 며느리를 원했다면 딸과 같이 행동해도 봐주고 딸과 같은 것을 선물해주라.
저자의 시어머니는 간소히 하자면서 저자의 돈인 현금예단은 꼭 받아야겠다고 하셨다. 그러고선 그돈으로 시누이는 신상 명품백을 며느리는 제일 싼 세일 백을 사다주셨다.

얼굴도 모르는 남의 조상 제사를 당사자인 남편도 없는 상황 ( 남편은 해외발령 났다). 며느리에겐 수없이 상기시켜주고 야근하고 온 며느리를 위해 밤 10시까지 아무것도 시작안한 센스만점 시어머니.

착한 아들, 좋은 오빠의 역할만 하려는 남편을 훌륭한 남편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했던 고군분투들..

시누이, 시어머니, 며느리의 기싸움.그리고 사위인 시매부에겐 다 허용되고 칭찬이고 며느리인 저자에게는 전부 반대로 되는 상황. 저자는 눈치코치로 반격이 기회를 노렸다.

"너 때문에 우리 아들이 기분 나쁘잖니"
이 책에서 언급되는 최고의 문장이다. 딱 저자의 시어머니의 마인드를 한마디로 표현한다.

시가의 영원한 비정규직으로 살던 그녀. 악아. 며느리. 그녀도 결국 반격을 꿈꾼다.

맞벌이라서 가사분담은 당연한데 왜 남편은 도와주는 것이고 시가에 가면 나만 설거지 머신이 될까? 라는 생각에 저자는 남편을 친정에서 설거지머신으로 빙의 시킨다. 남편도 드디어 깨닫는 게 있는 바 슬슬 시가에서도 설거지머신의 반쪽을 차지한다.

가장 통쾌했던 장면은 마늘과 고기를 익히지는 않고 쏙쏙 입에 넣던 얄미운 시매부. 저자보다 1년이나 늦게들어온 후배주제에 1년선배가 당연하다는 듯이 고기굽기를 시키고 "마늘이 탔네"를 말하는 그에게 집게를 넘긴 장면이었다.

왜 사위는 대접 받고 며느리는 대접해야하는가!

이상한 나라의 시월드에서 간접이나마 통쾌함을 살짝 맛보고 싶다면.. 초반에 고구마 백만개도 참을수 있다면.. 이 책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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